1. 서 론
2. Lv.4 자율주행차 상용화의 국외입법사례
2.1. 독일
2.2. 유럽연합(EU)(6)
2.3. 일본
3. 성능인증·적합성승인제의 주요내용과 특징
3.1. 입법경과
3.2. 성능인증 제도
3.3. 적합성승인 제도
3.4. 관리조치 등
4. 성능인증·적합성승인 제도의 의의와 개선수요
4.1. 자동차 자기인증과 성능인증 제도
4.2. 성능인증·적합성승인 관련 제도적 미비점
5. 결 론
1. 서 론
자동차는 구조 및 장치가 안전 운행에 필요한 성능과 기준에 적합하지 않으면 공로(公路) 운행이 제한된다. 우리나라는 2002년까지는 형식승인제도(Type Approval System)를 채택하고 있었지만, 2003년부터는 자동차를 제작·조립 또는 수입하려는 자(이하 “자동차제작자등”이라 한다)가 자동차안전기준에 적합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증하는 자기인증제도(Self-Certification System)1)로 자동차안전 적합성 확인 제도가 변경되었다.(1)
그러나 자동차의 구조 및 장치가 자동차안전기준에 적합해야 한다는 「자동차관리법」 제29조는 형식승인제도에서 자기인증제도로 전환되기 전후를 막론하고 동일하다.(2) 즉, 자동차 운행의 전제조건으로서 자동차안전기준 적합성을 요구하는 “자동차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구조 및 장치가 안전운행에 필요한 성능과 기준(이하 "안전기준"이라 한다)에 적합하지 아니하면 이를 운행하지 못한다”는 규정은 자기인증제도와 형식승인제도 모두 동일하다.
따라서 자동차는 자동차제작자등이 「자동차관리법」 제30조에 따라 자기인증을 하여야만 운행이 가능한데, 이러한 자기인증은 ‘법정 구조·장치’에 관한 안전기준에 적합함을 스스로 인증하는 것이므로, 대상 구조·장치에 관한 안전기준이 없는 경우에는 자기인증이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자기인증에 관한 문제의 대표적인 사례로서, 자동차안전기준의 미비가 Lv.4 이상의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상용화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왔다. 즉, Lv.4 이상의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안전기준의 부재로 인하여, 종전에는 「자동차관리법」 제27조의 임시운행 또는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11조의 안전기준 특례에 따라 운행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상용화가 불가능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자율주행자동차의 성능인증 및 적합성승인 제도를 도입하는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자동차 안전에 관한 종래의 제도를 보완하기 위하여 도입된 성능인증 및 적합성승인 제도의 의의를 분석하고, 한계점을 파악함으로써 자율주행자동차의 안전 확보와 상용화 촉진을 위한 제도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2. Lv.4 자율주행차 상용화의 국외입법사례
2.1. 독일
독일은 이미 2017년에 도로교통법을 개정하여 ‘고도자율주행차’와 ‘완전자율주행차’의 운행을 허용하였으나,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만 자율주행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후 독일 정부는 무인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해 2021년 5월 무인자율주행자동차의 운행 및 판매를 위한 StVG(Straßenverkehrsgesetz, 도로교통법)와 PflVG(Pflichtversicherungsgesetz, 의무보험법)(3) 개정을 완료하고, 안전성 검증 방법 및 차량 등록을 위한 하위법령(AFGBV: Autonomous Vehicles Approval and Operation Ordinance)을 제정해서 2022년 6월부터 시행되고 있다(Fig. 1 참조).
자율주행자동차의 기술요건, 형식승인 절차, 운행지역의 승인 절차 등 관련 요건과 의무를 마련하여, 정식차량 등록을 통한 운행이 가능하며, 연방정부의 자율주행자동차 성능인증 후, 운행목적과 범위를 지방정부의 승인을 받아 운행할 수 있다.(4)
독일의 입법은 세계 최초로 무인자율주행자동차의 상용화를 허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나, 현재까지 동 법률에 따라 실제로 승인받아 운행한 사례는 없다.
2.2. 유럽연합(EU)(6)
2022년 8월 유럽연합은 완전자율주행자동차의 자율주행시스템의 형식승인을 위한 절차 및 기술사양에 관한 규칙(Specifications for the type-Approval of the automated driving system of fully automated motor vehicle)을 채택했다(Fig. 2 참조).
자율주행시스템의 성능요구사항, 형식승인을 위한 평가, 안전심사, 시뮬레이션 기반 평가 등의 방법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나, 카테고리 M2)과 N3)에 해당하는 자동차에 한정하고, 제한된 승객·화물운송, 거점 간(Hub-to-hub) 물류배송, 자율주차(Automated valet parking) 등 일부 서비스에 한정한다는 적용상의 한계가 있고, 동일모델 당 생산 및 등록은 연간 1,500대로 한정된다.(8)
2.3. 일본
일본은 노선운행 무인셔틀 등 Lv.4 자율주행자동차가 특정조건에서 운행이 가능하도록 「도로교통법」을 개정하여 2023년 4월부터 시행하고 있다.(9)
자율주행기능은 「도로운송차량법」에 따른 자동차기준을 준수하거나, 구조적 특징으로 준수가 곤란한 경우 기준완화제도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하여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등록 이후 「도로교통법」에 따라 도도부현 공안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서 운전자 없는 운행인 특정자동운행(特定自動運行)을 실시할 수 있다.
특정자동운행실시자는 특정자동운행주임자를 배치하여야 하고, 안전운행의 확인 및 사고 시 대응을 위해 차량 내부 또는 원격에서 모니터링하여야 한다.
3. 성능인증·적합성승인제의 주요내용과 특징
3.1. 입법경과
Lv.4 자율주행자동차의 국·내외 안전기준이 마련되기 전 안전성능 확인을 위한 성능인증제를 신설하여 Lv.4 자율주행자동차의 자유로운 운행과 기업 간 판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민홍철의원 대표발의)이 2023년 5월 10일 발의되었고, 2024년 2월 29일 국회본회의를 통과한 후 3월 19일 공포되어, 2025년 3월 2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이하에서 “「자율주행자동차법」”이라 한다).
성능인증·적합성승인 제도는 종전의 자율주행자동차 자기인증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한 제도로서 일반자동차의 인증제도와 확연한 차이점을 보인다(Fig. 3).
3.2. 성능인증 제도
국토교통부장관은 제작·조립·수입하려는 자율주행자동차의 형식(구조와 장치에 관한 형상, 규격 및 성능 등)에 대한 자동차안전기준이 없는 경우에는 해당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하여 성능인증을 할 수 있고(「자율주행자동차법」 제40조제1항), 성능인증을 위해 운행가능영역(ODD) 확인과 안전운행성능시험을 실시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성능인증을 받은 사항 중 안전 및 성능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사항(①운행가능영역의 확대, ②자율주행시스템 구성 장치 또는 SW의 변경, ③작동속도 범위의 확대)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는 국토교통부장관의 변경인증을 받아야 하고, 경미한 사항(①운행가능영역의 축소, ②자율주행시스템을 구성하는 자동화장비, SW 및 그 밖의 장치의 변경으로서 자율주행기능에 영향이 없는 단순변경 등)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2항).
성능인증제도는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진다. 첫째, “자율주행자동차의 형식에 대한 안전기준”이 없는 경우에 할 수 있으므로, 자율주행자동차가 아닌 경우에는 성능인증의 대상이 될 수 없다(物的 制限). 둘째, 자율주행자동차의 형식에 대한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자동차안전기준이 없는 경우”에 한해서 성능인증의 대상으로 할 수 있다(自己認證에 대한 補充的 性格). 성능인증을 받으려는 자율주행자동차는 그 형식이 “성능인증 기준”에 적합한지에 대한 확인(형식확인)4) 후, 확인받은 형식과 동일하게 제작되었는지에 대한 검사(제작검사)를 거치게 되는데(Fig. 4),5) 안전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자율주행시스템은 성능인증 기준에서 정하는 바에 따르게 되지만, 자율주행시스템 이외의 구조 및 장치는 자동차안전기준(「자동차관리법」 제29조) 또는 내압용기안전기준(같은 법 제35조의5) 등에 따르거나 특성에 따라 면제6)하게 된다. 셋째, 성능인증은 자기인증에 대한 보충적 제도이기 때문에 성능인증을 신청할 수 있는 자는 「자동차관리법」 제30조제2항에 따라 등록한 자동차제작자등으로 제한된다(人的 制限). 따라서 성능인증을 받으려는 자는 자동차제작자등의 등록을 선행하여야 한다. 넷째, 현시점에 안전기준의 부재로 인하여 성능인증의 대상이 되더라도, 향후에 안전기준이 마련된다면 해당 안전기준에 따라 자기인증을 하여야 하며, 성능인증 제도를 통해 상용화할 수는 없다. 즉, 장래의 어느 시점에 자동차안전기준이 모두 완비된다면, 「자율주행자동차법」의 성능인증제도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다(期限의 정함이 없는 限時法). 다섯째, 성능인증은 형식확인과 제작검사를 통해 개별 차량을 대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車輛別認證).
자동차제작자등은 성능인증을 받은 자율주행자동차를 판매하는 경우 ①ODD에 대한 설명 및 관계 자료의 제공과 ②사고기록장치 및 자율주행정보 기록장치 장착, ③소형 자동차정비업 등록기준에 적합한 시설·기술인력과 사후지원을 위한 시설·전문기술인력의 확보, ④적합성 승인을 받으려는 자에 대한 기술지원, ⑤사후관리조치7) 등의 책임이 있다(「자율주행자동차법」 제44조).
그리고 자동차제작자등은 성능인증을 받은 자율주행자동차가 성능인증기준에 적합하지 아니하거나 결함이 있는 경우에는 적합성승인을 받은 자에게 그 사실을 공개하고 시정조치를 하여야 한다(「자율주행자동차법」 제45조).
3.3. 적합성승인 제도
자동차는 자동차등록원부에 등록한 후가 아니면 이를 운행할 수 없는데(「자동차관리법」 제5조), 성능인증을 받은 자율주행자동차를 등록하려는 자는 국토교통부장관으로부터 적합성승인을 받아야 한다(「자율주행자동차법」 제41조제1항). 적합성승인은 해당 자율주행자동차의 형식이 운행예정구역의 도로·기상·통신 등 운행 환경에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것으로서 ①운행 목적과 ②운행 용도, ③운행예정구역의 지리적·시간적 조건 및 기상·통신환경 등에 따른 운행 범위, ④운행최고속도 등을 고려하게 된다. 적합성승인 절차는 ①적합성승인 신청서에 대한 서면평가와 ②해당 자율주행자동차를 운행하려는 지역에서 안전운행이 가능한지를 판단하기 위한 현장평가로 구분된다(Fig. 5).
적합성 승인을 받은 사항 중 중요한 사항(①운행 목적 또는 용도의 변경 및 ②운행구역의 지리적·시간적 조건 및 기상·통신환경 등 운행 범위의 확대, ③운행최고속도의 상향조정, ④조건 또는 기간의 변경, ⑤ODD를 축소하는 자율주행시스템의 변경 등)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는 국토교통부장관의 변경승인을 받아야 하고, 경미한 사항(①명칭 또는 상호, 주소, 연락처, 대표자의 성명 등의 변경, ②안전관리자 지정에 관한 사항의 변경)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자율주행자동차법」 제41조제4항).
적합성승인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진다. 첫째, 자동차제작자등을 대상으로 하는 성능인증과 달리 적합성승인은 해당 자율주행자동차를 등록하여 운행하려는 자를 대상으로 하는데, 운행과 사고에 대한 책임을 담보할 수 있는 법인으로 한정되고, 일반 개인 등은 적합성승인을 받을 수 없다. 즉, 공공기관 일부와 여객운송사업자·화물운송사업자 중 법인만이 적합성승인을 신청할 수 있다(人的 制限).8) 둘째, 적합성승인을 받은 자는 승인받은 운행 목적·용도 및 범위에서 해당 자율주행자동차를 운행하여야 하고, 국토교통부장관은 적합성승인 시 교통안전 확보를 위한 조건 또는 기간을 붙일 수 있다(運行領域의 制限). 반면, 적합성승인을 받은 자율주행자동차는 비록 운행목적·용도·범위·기간 등의 제한이 있을 수 있지만, 자기인증한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유상운송사업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험·연구 목적의 임시운행 또는 연구·시범운행 목적의 시범운행구역 운행과 차이가 있다(汎用性).
적합성승인을 받은 자는 해당 자율주행자동차의 운행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기 위한 책임보험에 가입하여야 하고(「자율주행자동차법」 제43조제1항), 사고기록장치·자율주행정보기록장치에 기록된 내용을 변조·훼손없이 1년 이상 보관해야 한다(같은 조 제2항). 그리고 안전관리자 지정 및 운행상태 모니터링, 비상대응절차 마련 등의 안전운행조치를 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4항).
적합성승인을 받은 자율주행자동차를 운행하는 자의 책무를 운행단계별로 구분하면 Table 1과 같다.
Table 1.
Responsibility of autonomous vehicle operators for conformity approval by operation stage(4)
| 단 계 | 책 무 |
| 운행 전 |
- 인적․물적 손해보상을 위한 보험가입 - 사고기록, 자율주행정보 기록장치 장착 |
| 운행 중 |
- 안전운행에 필요한 기술적·관리적 및 물리적 조치 - 사고기록, 자율주행정보 기록장치의 기록 내용 보관 및 훼손 금지 |
| 운행 후 | - 일정 기간마다 정기적으로 검사 시행 |
3.4. 관리조치 등
국토교통부장관은 적합성승인을 받은 자와 자동차제작자등에게 사고기록장치·자율주행정보기록장치에 기록된 내용 등의 정보·자료를 요청할 수 있으며, 요청을 받은 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자율주행자동차법」 제46조제1항). 또한, 고장, 기능장애 및 자율주행시스템의 운행가능영역 이탈 등 적합성승인을 받은 자율주행자동차의 안전운행에 영향을 미치는 운행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한편, 국토교통부장관은 중대교통사고9)가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 적합성승인을 받은 자에게 임시검사를 명하여야 한다(羈束行爲).
자동차제작자등이 성능인증을 받은 자율주행자동차의 성능개선을 위하여 자율주행시스템을 변경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누구라도 성능인증 받은 자율주행자동차의 자율주행시스템을 무단으로 해체하거나 조작하여서는 아니 되며, 이를 위반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자율주행자동차법」 제47조제1항 및 제54조제2항).
4. 성능인증·적합성승인 제도의 의의와 개선수요
4.1. 자동차 자기인증과 성능인증 제도
4.1.1. 안전기준 적합성이 요구되는 대상
자동차안전기준 적합성을 규정하고 있는 「자동차관리법」 제29조는 ‘안전 운행에 필요한 성능과 기준’의 적용대상이 되는 “구조 및 장치”를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고, 해당 “구조 및 장치”가 자동차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 운행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안전기준 적합성이 요구되는 대상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구조 및 장치”에 한정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적합성을 따질 자동차안전기준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구조 및 장치, 즉 자동차의 새로운 구조 및 장치는 자기인증으로부터 자유롭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자동차관리법」 제29조는 ‘안전 운행에 필요한 성능과 기준’ 즉, 자동차안전기준의 적용대상이 되는 ‘구조 및 장치’를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고, 이에 따른 「자동차관리법 시행령」 제8조는 그 대상을 열거하면서 대상장치의 일부를 국토교통부령에 재위임하고 있다(같은 조 제2항제21호(10)). 종전의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은 재위임입법의 근거에도 불구하고 별도로 대상을 정하고 있지 않았으나, 2020년 개정으로 제3조의2를 신설하여 자율주행시스템을 안전기준의 대상 장치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안전기준의 적용대상이 되는 ‘구조 및 장치’는 Table 2와 같다.
Table 2.
Structures and devices subject to safety standards for motor vehicles
4.1.2. 행정입법부작위의 문제점
자율주행시스템은 2020년 12월 23일까지는 안전기준 적합성 규제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하지만, 2020년 12월 24일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제3조의2의 신설로 자동차안전기준의 대상인 구조 및 장치에 포함되었다. 따라서 자동차제작자등이 자율주행자동차를 판매하려면 자율주행시스템에 관한 자동차안전기준에 따라 자기인증을 하여야 한다. 그러나 현행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은 “승용자동차의 부분 자율주행시스템 안전기준”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승합자동차·화물자동차·특수자동차·이륜자동차의 부분 자율주행시스템에 관한 안전기준과 모든 차종의 완전 자율주행시스템(Lv.4 및 Lv.5 자율주행시스템)에 관한 안전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동차제작자등이 자기인증을 위하여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규제를 이행하려면 행정입법(자율주행시스템에 관한 안전기준)이 필수적이지만, 행정입법부작위로 인하여 불가능한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행정입법부작위에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자동차제작자등의 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상태로 볼 수도 있다. 다만, UN 산하 자동차 국제기준 담당기구(UNECE WP.29)가 자율주행자동차 평가 방법 및 요구사항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자율주행시스템의 복잡성과 국가 간 이해관계로 인하여 기준 마련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4) 행정입법부작위에 상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행정부가 위임입법에 따른 시행명령을 제정하지 않거나 개정하지 않은 것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위임입법 자체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이 누가 보아도 명백하거나, 위임입법에 따른 행정입법의 제정이나 개정이 당시 실시되고 있는 전체적인 법질서 체계와 조화되지 아니하여 그 위임입법에 따른 행정입법 의무의 이행이 오히려 헌법질서를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옴이 명백할 정도인 경우(헌재 2004. 2. 26. 2001헌마718 참조) 또는 입법부가 행정부에 시행령의 제정이나 개정을 위임하면서 제시하고 있는 기준이 일의적이지 않고 구체적인 시행시기나 그 내용에 대하여 행정부에 광범위한 재량을 부여한 경우에, 행정부가 법의 위임기준에 따른 행정입법을 이행하려 노력하였으나 이를 이행하는 것이 헌법상의 평등원칙 위반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어 행정입법을 지체하고 있는 경우(헌재 2023. 10. 26. 2020헌마83)에 해당하여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자율주행시스템의 기술적 복잡성과 국제규범의 미비 등의 이유만으로 행정입법부작위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4.1.3. 행정입법부작위와 성능인증 제도
「자동차관리법」 제29조가 자동차안전기준 적합성을 요구하고 있고, 그 대상에 자율주행시스템이 포함되므로, 정부는 같은 법 제30조에 따른 자기인증에 필요한 자율주행시스템의 안전기준을 제정할 입법의무가 있다. 반면, 「자동차관리법」은 자동차안전기준의 국제기준과의 조화를 규정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제68조의2). 즉, Lv.4/5 자율주행시스템이 개발되고 상용화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입법부작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적 요소가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국제조화의 측면에서 보면 해당 자율주행시스템에 대한 안전기준이 국제적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안전기준을 법정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에 비추어볼 때, 「자율주행자동차법」에 도입된 성능인증제는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안전기준이 마련되기 전까지 자기인증제도를 한시적으로 보완하여 자동차제작자등이 Lv.4/5 자율주행자동차를 상용화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행정입법부작위에 따른 위헌적 요소를 상쇄하고 국제기준과의 조화도 도모할 수 있는 절충적 제도로서 의미를 가진다.
다만, 성능인증제도는 ‘자동차안전기준이 없는 경우’에 한정하는 보충적 제도이므로, 성능인증제도에 의존하여 안전기준 수립이 지연되어서는 아니되고, Lv.4/5 자율주행시스템의 개발 및 상용화와 국제기준의 정립 과정에 상응하여 적기에 국내 자동차안전기준이 수립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4.2. 성능인증·적합성승인 관련 제도적 미비점
4.2.1. 부정한 방법으로 적합성승인 등을 받은 경우
「자율주행자동차법」은 제40조제1항의 성능인증을 거짓 또는 그 밖에 부정한 방법으로 받은 자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나(제54조제4항),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성능인증 받은 사항을 변경하려는 경우의 변경인증을 거짓 또는 그 밖에 부정한 방법으로 받은 경우에 대한 제재규정은 없다. 또한, 적합성승인(제41조제1항) 또는 변경승인(같은 조 제4항)을 거짓 또는 그 밖에 부정한 방법으로 받은 자에 대한 제재규정도 없다. 성능인증 받은 사항에 대한 변경인증과 적합성승인 및 변경승인을 부정한 방법으로 받은 자가 성능인증을 부정하게 받은 자와 비난가치 또는 위법성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제재규정을 두지 않는 것은 형평에 반한다. 이들에 대한 제재규정을 입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4.2.2. 자율주행시스템의 무단 해체·조작의 해석
「자율주행자동차법」은 자동차제작자등이 성능인증을 받은 자율주행자동차의 성능개선을 위하여 자율주행시스템을 변경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누구든지 성능인증을 받은 자율주행자동차의 자율주행시스템을 무단 해체·조작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47조제1항). 만일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54조제2항).
문리해석을 엄격하게 하는 경우 무단 해체·조작의 규제대상은 제47조제1항 단서에 따른 자동차제작자등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므로, 해당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적합성승인을 받아 자동차등록을 한 소유자와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자동차해체재활용업자도 포함된다. 즉, 성능인증 받은 자율주행자동차를 폐차하는 행위도 「자율주행자동차법」 제47조제1항에 따른 무단 해체·조작행위에 해당하여 형사벌의 대상이 된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성능인증 받은 자율주행자동차의 해체·조작을 규제하는 이유는 성능인증 받은 자율주행자동차의 안전운행에 필요한 성능과 기준을 유지시키고, 자율주행시스템의 무단 해체·조작으로 인한 생명·신체·재산에 대한 위해로부터 안전을 확보하여 교통안전 등 공공의 복리를 증진시키려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성능인증 받은 자율주행자동차를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폐차하는 행위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없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5. 결 론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Lv.4 자율주행자동차의 상용화를 위한 국외 입법동향을 살펴보고, 「자율주행자동차법」에 새로 도입된 성능인증 및 적합성승인 제도의 주요내용과 의미를 분석하고, 일부 개선이 필요한 점을 살펴보았다.
성능인증·적합성승인 제도는 인적·물적 및 운행범위 등의 제한이 있으나, 임시운행 또는 시범운행지구 내 운행과 달리 Lv.4 자율주행자동차의 상용화를 위한 법적 기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안전기준이 마련되기 전까지 자기인증제도를 한시적으로 보완하여 자동차제작자등이 Lv.4/5 자율주행자동차를 상용화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행정입법부작위에 따른 위헌적 요소를 상쇄하고 국제기준과의 조화도 도모할 수 있는 절충적 제도로서 의미를 가진다.
다만, 부정한 방법으로 적합성승인 등을 받은 경우에 대한 제재규정의 보완과 자율주행시스템의 무단 해체·조작에 대한 법문의 명확화 등 성능인증·적합성승인제도의 안정적 제도 정착을 위한 입법적 보완이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